November 21, 2021 . 올랜도바른믿음교회 잘한 건 많지 않은데 다 잘 되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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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 2021년도도 한 달하고 10일 남짓 남았습니다. 여러 분은 어떠실지 모르겠습니다만, 올해는 저에게 무척 많은 변화와 일들이 있었던 해로 기억되어질 것 같습니다. 어쩜 제 평생에 잊지 못할 한 해로 남겠지요. 이 이민의 나라 미국에 살면서 우리는 이맘때면 한 해의 결실을 생각하곤 합니다. 지난 시간 내가 계획하고 생각했던 일들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, 뭐 하나 부족했던 것은 없었는지, 아직까지 최선을 다해야 할 일은 없는지 등등 다시 생각해보는 시기와 시간을 갖습니다. 물론 요즘과 같이 바쁜 시간에 얽매여 지내다 보면 연간 계획도, 앞으로의 설계도 하지 못하고 살 때도 있음을 이해해 합니다.
하지만 이유야 어찌 돼서 연초에 올 한해의 계획과 설계를 못했다할지라도 이 맘때에 누구나 다 본능적으로 올 한해를 얼마나 잘 지내며 잘 살았는지 반성과 돌아봄의 시간을 한 번은 다 가지실 것이라고 생각됩니다. 그런데 참 이상한 것은 늘 우리의 시간을 뒤돌아보면 후회되는 일은 그리 많지 않지만 아쉬움을 남기는 일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. 무엇 때문에 그런 것일까요? 이런 마음이 저에게만 드는 마음인 것입니까? 모르겠습니다. 사랑하는 교우들 가운데서는 올 한해 잘 살았다고 마음 뿌듯해 하실 분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. 만약 그런 분이 계시다면 정말 고생하셨고 수고하셨습니다. 한 해를 의미있게 보내셨음에 마음 깊이 기쁨의 찬사를 보냅니다.
반면, 올 한 해, 저와 같은 만감이 교차되는 분들도 계실 것이라 생각입니다. 그리고 그 아쉬운 순간 때문에 마음 아프고 가슴 절인 심정을 다는 아닐지라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. 몇 년 전쯤입니다. 제가 또 다른 수술을 하고 병상에 누워 있었을 때, 후배목사님께서 문자로 이런 글을 보내주신 적이 있었습니다.
“잘한 건 많지 않았는데, 돌아보니 다 잘 되었습니다.”
그 때 이 문자를 보고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. 뭐 때문에 울었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, 찬송가 301장의 가사처럼 지금까지 지내온 것이 다 주의 은혜임을 고백하게 되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. 그래서인지 올 해도 제 자신을 뒤돌아보면 참 부끄럽고 부족한 모습만 보인 한 해였었던 것 같습니다. 그래서 쥐구멍이라고 있으면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 불현듯 생각날 때가 있습니다. 그럴 때마다 주님의 자비하심과 인자하심, 그리고 그 분의 계획하심과 일하심에는 실수함 없으심을 기억합니다. 우리 주님의 나를 향한 계획이 틀림없음을 말입니다.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! 추수감사절입니다. 비록 잘 한 것 같지 않아도 염려마시기 바랍니다. 우리 주 안에서 다 잘 되었습니다.
주 안에서 배세진 목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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