November 07, 2021 . 올랜도바른믿음교회 ‘사진, 그 추억의 시간속으로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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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구에게나 빛바랜 사진 한 장씩은 다 간직하고 있을 것입니다. 잊고 있던 오랜된 사진첩을 펼쳐 보다가 빛바랜 사진을 보며 잊고 지내던 시간을 회상하며 잠시 추억에 잠기기도 합니다. 누군가는 학창시절 사진을 보며 지난 시간의 주마등을 경험하기도 하고, 첫 아이의 백일 사진을 보며 잊고 있었던 감격의 순간을 기억하기도 할 것입니다.
물론 사람이 과거의 시간에 얽매여 살게 되면 앞으로의 진전을 이룰 수 없기에 꼭 과거의 시간에 집착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. 이민사회의 한인목회를 하다보면 많은 분들의 이야기 속에서 ‘왕년에’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됩니다. 여기 모인 우리 중에 왕년에 힘깨나 쓰지 않고, 구겨진 치마 주름 한번 안 잡아본 사람이 있습니까?
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절없는 세월 앞에서의 우리는 나이, 학력, 재물, 체력 등의 평준화를 이루며 지난 날 화려했던 나를 잊고 살았습니다. 그리고 또 오늘 하루 나에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또 하나를 잊으며 살아갑니다.
그런데 지난 날의 빛바랜 한 장의 사진이 삶의 무게와 힘듦으로 지쳐 있는 나에게 가끔 소망과 활기를 줄 때가 있습니다. 학창시절 친구들과 찍었던 한 장의 사진이 나를 추억의 주인공으로, 풋풋했던 젊은 시절의 어색한 포즈가 잊혀진 세월의 무대 위로 나를 다시 대려다 줌을 경험합니다. 작은 사진 한 장이 지금의 힘든 순간을 잠시나마 잊고 위로를 주기도 합니다. 그래서 사람들은 자신을 작은 공간에 담아 기억하려고 사진을 남기는 것 같습니다. 훗날 추억하고 싶을 때 다시 꺼내 보기 위해서 말입니다.
오늘 우리는 또 하나의 추억을 만들려고 합니다. 오랜 시간 한결같은 마음으로 우리 교회를 주님의 사명 아래 지켜오신 양부환 목사님과 양수정 사모님의 은퇴예배를 드립니다. 아마도 두 분의 마음속에 지난 18년간의 시간들이 주마등같이 지나가실 것입니다. 그리고 지난 시간 한 장 한 장 담아논 사진 속에서 모든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.
누군가에게는 마지막 일 수 있는 소중한 순간을 오늘 저녁 귀한 사진 한 장에 담고자 합니다. 누구라도 좋습니다. 함께 오셔서 누군가에게 가장 소중한 순간이 되어 그 아름다운 추억이 될 사진 한 장 같이 남기지 않으시겠습니까? 그리고 이 지면을 빌어 정말 감사하다고, 축복한다고, 그리고 사랑한다고 양부환 목사님과 사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. 멀리 가지 마시고 우리랑 함께 예배드리시기 바랍니다.
주 안에서 배세진 목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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